지금까지 올린 포스팅에서, 특히 Plan R의 경우 거의 모든 지분을 차지했던 방송은 ‘불후의 명곡’이었습니다. ‘나는 가수다’가 시즌 2를 끝으로 종영했고 시즌 3를 한다는 떡밥이 있지만 ‘슈퍼스타 K 6’도 하지 않는 상태에서 잠시만 Kpop star는? 현재 편곡과 리메이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목은 ‘불후의 명곡’에 쏠릴 수밖에 없었지요. 무한도전을 넘을 수가 없어 엉엉엉
‘무한도전’보다 ‘불후의 명곡’을 더 챙겨보는 불명 팬의 한 사람으로서 심지어 ‘토토가’ 때도 토토가 본방 안 보고 불명 봤습니다 올 한해 동안 색다르고, 파격적이고, 감동적인 무대들을 너무나 많이 봐 왔습니다. 2014년은 어느 새 두 손으로 세지 못 할 만큼 지나갔지만 아 아깝게 하루 차이로 두 손으로 못 세네 같은 음감대 필진인 ‘들림’님의 연말정산 글을 보고 무언가 느낀 게 있어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은 Plan R도, Plan D도 아닌 특별 포스팅으로, ‘그들 각자의 2014’라는 이름을 달아보았습니다. ‘들림’님은 힙합 정산을 했고, 어릇광대의 ‘같은 노래 다른 노래’에서는 예상했겠지만 ‘2014년 불후의 명곡 연말정산’을 해 보려고 합니다.
2014년 동안 ‘불후의 명곡’은 총 46회의 방송을 했고, 295개의 새로운 노래가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한 곡 한 곡 리뷰를 하고 싶지만 거짓말치지 마 능력의 부족으로 할 수 없기에, 30곡을 선별해 보았습니다.
선별 기준은 단 하나입니다. '내가 좋았던 노래.' 어떠한 공신력과 공정성 없이 사심 가득히 선별한 순위입니다. 불후의 명곡에서는 매번 방청단 투표로 대결을 하고, 음원 사이트에서도 인기 순위가 있지만, 그러한 데이터를 무시한 채 지극히 개인적인 호불호로 선별한 30곡에 대해서 10곡씩 3차례로 나누어 포스팅을 하려고 합니다.
‘무한도전’의 팬이 대부분이고(1), 편곡이나 리메이크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있겠지만, 제 나름대로 느낀 조금 다른 맛, 이색적인 느낌을 독자 여러분들에게 조금이나마 공유해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쓰는 특별 포스팅입니다. 지금부터, 즐겁게 감상해주세요!
30. 박기영 – 화(사월과 오월)
11월 1일에 방영되었던 ‘전설의 포크 듀오 1부’에서 3번째로 출전, 382표로 2승을 기록했습니다.
박기영이 현재 활동중인 ‘어쿠스틱 블랑’ 팀과 함께 무대를 꾸몄습니다. 원곡은 포크송이지만 박기영은 이를 스패니쉬 록으로 편곡을 했는데요, 오랜만에 방송무대에서 보지만 여전히 변함없이 깔끔하고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였고, 어쿠스틱 블랑의 기타리스트 이준호씨와 베이시스트 박영신씨는 플라멩고 느낌이 물씬 나는 연주로 노래를 더욱 풍성하게 꾸몄습니다. 예전에 ‘나가수’에서도 선보였던 적이 있던 박기영와 어쿠스틱 블랑은 이 무대에서도 여전히 멋진 모습을 보여줬었지요.
29. 거미 & 환희 – 별이 진다네(여행스케치)
7월 5일에 방영되었던 ‘여름 특집 1탄’에서 4번째로 출전, 420표로 1승을 기록했습니다.
당시 예고편에서 엄청난 라인업(2)으로 시청자들의 기대가 컸는데요, 그 중에서도 거미와 환희의 콜라보레이션은 그 기대가 어마어마했습니다. 둘 모두 실력파 보컬일뿐더러 거미의 경우 당시 불후의 명곡 최다득표자이기도 했었습니다(3)(4) 원곡의 느낌을 어느정도 살리면서도 후반으로 가면서 두 사람의 화려하면서도 잘 어우러지는 하모니가 굉장히 인상적인 무대입니다 .
28. 틴탑(니엘 & 엘조) - 다짐(조성모)
8월 16일에 방영되었던 ‘작곡가 이경섭 편’에서 5번째로 출전.
‘Plan R – 1’에서도 언급했었지만, 이경섭 편에서는 모두가 흥했는데요, 틴탑 또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틴탑의 앞 순서가 바로 조성모였고, 조성모는 홍경민의 노래로 1승을 올린 상황이었습니다. ‘조성모 vs 조성모의 원곡’ 대결이 되어버렸지요.
틴탑이라는 아이돌 그룹에 대한 인식 자체가 바뀐 무대였다고 생각했습니다. 니엘의 무대 장악력이 정말 탈 아이돌 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놀랍게 봤던 무대였는데요, 이경섭 작곡가도 심사평에서 ‘성모야, 이 노래는 틴탑 주자.’라는 말을 했을 정도였습니다. 불후의 명곡에서 남자 아이돌이 상대적으로 힘을 못 쓰는 경향이 있는데, 이 무대는 그 예외 중 하나였다고 봅니다.
27. 제국의 아이들(김동준, 박형식, 케빈, 하민우) - Step by step(New kiz on the block)
제국의 아이들 - Step by step 무대영상 링크
4월 12일에 방영되었던 ‘열광 내한가수 특집’ 에서 5번째로 출전, 429표로 최종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원곡의 느낌을 살리면서 좀 더 리드미컬한 편곡과 함께, 관객 호응 이후에 4명의 멤버가 각자 댄스 파트를 선보인 부분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이 무대는 ‘제국의 아이들’이라는 그룹이 모든 방송 프로그램을 통틀어서 아육대 빼고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 것으로도 유명했습니다. 그 동안 데뷔 이후에 지속적인 방송 활동을 해 왔으나 음악으로는 1위를 차지한 적이 없었던 그룹이었는데요, 불후의 명곡에서 조금이나마 그 한을 풀었지 않나 생각합니다.
26. 김바다 & 서문탁 – 모나리자(조용필)
10월 11일 방영되었던 ‘최강 듀엣 특집’에서 1번째로 출전, 407표로 3승을 기록했습니다.
최강 듀엣 특집이었던 만큼 불후의 명곡에서 커리어가 어마어마한 멤버들로 라인업이 구성되었던 가운데(5) 김바다 & 서문탁 조합은 사실 그 중에서 약세로 평가받았습니다(6)(7). 그러나 이 팀은 불리한 1번으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400표가 넘는 득표로 3연승을 기록했습니다.
두 사람의 색깔 그대로 엄청난 록 음악으로 편곡을 했는데요, ‘나가수’에서 국카스텐이 보여줬던 모나리자와는 또 다른 느낌의 록입니다. 후반부에 두 사람이 서로 마주보면서 노래하는 모습은 로커의 카리스마를 제대로 보여줬지요.
25. 손승연 – 노래(윤복희)
8월 9일 방영되었던 ‘윤복희 편’에서 4번째로 출전.
비록 앞서 엄청난 무대를 보여준 김소현 & 손준호 부부에 패하긴 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반응은 ‘손승연이 이길 법 했다.’는 분위기였습니다. 실제로 대기석에 있던 동료 가수들도 결과를 보고 엄청 놀랐었지요. 손승연과 윤복희의 인연은 손승연을 알린 ‘Voice of Korea’ 결승이었지요. 당시 손승연이 윤복희의 ‘여러분’으로 우승을 차지했기도 합니다.(8) 심사평에서 ‘너무 잘 불러줘서 고맙다.’는 말을 할 정도로 손승연의 모든 것을 제대로 발산했습니다. 잘 알려진 노래는 아니지만, 왜 손승연이 ‘괴물’로 불리는지 알려준 대표적 무대라 할 수 있습니다.
24. 김소현 & 손준호 – 창 밖에는 비오고요(송창식)
김소현 & 손준호 - 창 밖에는 비오고요 무대영상 링크
11월 22일 방영되었던 ‘송창식 편’에서 5번째로 출전, 394표로 1승을 기록했습니다.
2014년 불후의 명곡이 낳은 스타 부부인 김소현 & 손준호 부부. 뮤지컬 부부로도 유명한데요, 불후의 명곡에서 아직 우승 경력은 없지만 매 무대마다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창 밖에는 비오고요’에서는 지금과는 조금 다른 무대를 보여줬는데요, 지금까지는 사랑 이야기가 담긴 가사로 부부이기에 할 수 있는 퍼포먼스와 무대를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이별의 한을 담은 비장한 무대를 꾸몄습니다. 개인적으로 함께 사는 부부가 함께 노래하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게 보입니다.
23. 알리 – 어쩌다 마주친 그대(송골매)
9월 20일 방영되었던 ‘토요일 밤의 열기 2부’에서 12번째로 출연.
불후의 명곡이 낳은 최고의 스타 하면 알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재 447표라는 최다 득표를 보유하고 있는 가수가 바로 알리인데요,(9) 사실 이 무대는 알리의 다른 무대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도 않고, 승리도 올리지 못했던 노래이지만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게 본 무대입니다. 그 동안 느린 노래 위주의 무대만을 선보였던 알리가 그 동안 볼 수 없던 무대를 선보였는데요, 복고풍 의상과 무대에 춤을 곁들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알리가 이런 무대도 할 수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알리 본인에게는 새로운 시도였을 텐데 어색하지도 않았구요.
22. 임하룡 – 낭만에 대하여(최백호)
12월 27일 방영되었던 ‘2014 송년 특집’에서 3번째로 출연.
이 날의 방송은 非 가수들로 라인업이 구성되어 있었습니다.(10)(11) 이 무대는 사실 음악적으로 보았을 때는 좋은 무대라고 하기에는 곤란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노래하던 도중에 박자를 놓치는데 밴드가 2마디 만에 반주 박자를 임하룡 씨의 노래 박자에 맞추는 신기를 선보이기도 했지요. 오오 밴드 오오 하지만 이 무대가 제 순위 안에 든 이유는, 노래 이상의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임하룡의 무대는 노래하는 무대가 아니라, 우리에게 무언가 이야기를 해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노래라는 것이 음정 박자가 정확하고 기술적인 부분이 뛰어나야지만 좋은 노래는 아니니까요.
21. 손호영 & 김동준(제국의 아이들) - 세노야 세노야(양희은)
12월 22일 방영되었던 ‘양희은 편’에서 5번째로 출연.
나이도, 데뷔도 어마어마한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은 뮤지컬 ‘All shook up’에 주인공으로 공동캐스팅된 것으로(12) 그 인연을 맺었는데요, 이 무대에서도 뮤지컬에 기반을 둔 퍼포먼스 무대가 펼쳐졌습니다.
뮤지컬 배우들과 더불어 댄스 팀 ‘애니메이션 크루’(13)과 함께한 무대는 퍼포먼스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의 가창력 또한 손색이 없었는데요, 특히 손호영이 예전 GOD에서 보여준 미성의 창법이 아닌 뮤지컬에 기반을 둔 굵은 남성적인 보컬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어릇광대의 2014 불후의 명곡 내맘대로 정산’ 1부가 끝이 났습니다.
다음 포스팅에는 20위~11위까지의 곡에 대해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이번 포스팅이 제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들에게 귀의 즐거움, 혹은 색다른 맛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각주>
(1) 무한도전의 인기가 워낙 크기에, 동 시간대에 방송하는 불후의 명곡이 시청률에서 대부분 밀린다.
(2) 거미 & 환희와 더불어 정동하 & 딕펑스, JK 김동욱 & MC 스나이퍼 팀이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3) 2월 8일 방영되었던 주현미 편에서 '추억으로 가는 당신'을 선곡. 445표를 기록하여 바로 앞 무대에서 442표로 최다득표 기록을 경신했던 김종서를 5분만에 끌어내렸다.
(4) 이후 8월 2일 방영되었던 조영남 편에서 알리가 '내 생에 단 한 번만'으로 447표를 기록해 거미의 기록을 깼다.
(5) 더원 & 손승연('다 가기 전에'로 우승을 경험한 콤비), 소냐 & 손준호(손준호의 외도), 태진아 & 적우(전설로 나온 적이 있는 태진아의 경연 출연), 윤민수 & 신용재(이선희 편에서 '인연'으로 엄청난 화제), 정동하 & 알리 (둘이 합쳐 불후의 명곡 우승만 15회)
(6) 오해 금지! 가수로서의 업적으로는 비교할 수가 없다. 여기서 말한 밀린다는 것은 '불후의 명곡'에서의 커리어만 해당.
(7) 실제로 로커들이 불후의 명곡에서 힘을 못 쓰는 경우가 많았다. 김종서나 부활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생각보다 저조한 결과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
(8) 윤복희의 '여러분'은 우스갯소리로 '우승을 부르는 노래'라고도 한다. Voice of Korea 결승 뿐만 아니라'나는 가수다'에서 임재범이 여러분을 선곡하여 1위, 2013년 불후의 명곡 '윤복희 & 윤향기' 편에서 알리가 여러분을 선곡하여 1위를 기록했고, 이 무대에서도 에일리가 여러분을 선곡하여 우승했다.
(9) 8월 2일 방영되었던 조영남 편에서 '내 생에 단 한 번만'으로 447표를 기록.
(10) 박영규(연기자), 전미선(연기자), 최정원(뮤지컬 배우), 김준현 & 유민상(개그맨), 강부자(연기자)
(11) 박영규의 경우 성악을 해왔고, 최정원의 경우 뮤지컬 배우라는 어드밴티지가 있긴 헀지만 어쨌든 가수는 아니었으니까...
(12) 두 사람 외에도 유권과 산들까지 해서 총 네 사람이 캐스팅되었다.
(13) TVN에서 방영했던 '코리아 갓 탤런트 시즌 2'에서 3위를 차지했던 댄스팀.
'그들 각자의 음감대♬ > 같은노래 다른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Plan R-5. Man in the mirror (1) | 2015.02.05 |
---|---|
내 맘대로 정해본 2014 불후의 명곡 Best 30 -2부- (1) | 2015.01.18 |
Plan R-4. 놔눈 크퉤 쑴켜를 늑퀼 쑤 힜써효오오 (0) | 2015.01.05 |
Plan D-3.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0) | 2014.12.23 |
Plan R-3. 거짓말 같은 거짓말 (0) | 2014.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