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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각자의 음감대♬/음치, 두둥칫

음치, 두둥칫 [특집] 한국대중음악박물관

이번 달 글은 지난 25일 개관한 한국대중음악박물관에 다녀온 답사기 아닌 답사기를 쓰려고 합니다.


경주에 한국대중음악박물관에 다녀왔다. 처음 생긴다고 할 때부터 기대 반 걱정 반이었는데 어느덧 개관을 한다고 하여 한걸음에 달려갔다. 보문단지 한 가운데 있는 위치적 적절함과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 없이 민간인이 설립하여 여타 왈가왈부할 잡음이 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게 가장 좋은점 이었고, 개관이 다가오면서 나오는 기사들에 얼핏 들려오는 전시품들의 목록 또한 흥미를 끄는 것 이상의 그것을 자극시켜 주었다.


맑고 화창했던 지난 주말 보문단지 내에 있어서 쉬이 갈 수 있겠다라고 생각은 했지만 생각보다 더 가기 수월했던 것 같다. 25일과 26일 양일은 개관기념으로 무료관람이 진행 중이었다. 아직 개관 주라서 그런지 1층의 카페는 오픈 준비 중이었는데 안에 있는 스피커와 음향시스템을 보니... 저기서 소리 들으러 라도 한 번 더 와야겠다는 맘이 들었다. 발밑에 화살표가 있어서 동선을 알려주었고 우선 어린이관을 볼 수 있었다. 어린이관에서는 어린 나이에 대뷔한 가수들에 관한 자료와 옛 만화영화의 음악에 관해 전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일제강점기와 해방, 전쟁과 분단의 시기에 나온 유성기 음반과 옛 자료들이 있었고 50년대부터 시대 순으로 시대의 음악을 설명한 글과 음반 음반을 소개한 글이 있었다. 주로 유성기 음반, LP판들이 있었고 아래쪽에는 그 때의 산문과 잡지, 홍보 포스터 등 시대를 나타내는 자료들이 있었다. 전시장 가운데는 가수 개인의 좀 더 세세한 설명이 있는 부스와 주제를 가지고 모아둔 음반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특별히 신경 써서 보지 않는다면 금방 보고 지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세세하게 감상한다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봐야 된다. 아무튼 시대 순으로 전시물을 보고난 다음엔 건전가요와 영화, 음악관련 영화들을 모아둔 곳을 거쳐 마지막으로 한국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선정된 음반들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추가로 아티스트들의 기증품(남진, 한대수, 김바다 등의 의상과 기타 등등)을 중간 중간에 볼 수 있었다. 그리고 3층에 오디오 전시관으로 갈 수 있다. 오디오 전시관이 있는데 어마어마했다고 표현하면 되겠다.


사실 스피커나 오디오 시스템은 그리 잘 아는 편이 아니었는데 정말 운이 좋게 관장님 일행에 껴서 설명도 듣고 Rft Capital 스피커의 소리도 들어볼 수 있었다. 전시된 오디오들의 상태가 정말 새것 같았다. 오디오관을 지나면 마지막으로 대중음악 영상과 노래 1~2곡정도 들어볼 수 있었고 그러면 관람은 마무리 된다.
60년대 음반들 구경하고 있는 중간에 관장님과 일행 분들이 구경하러 오셨는데 옆에 껴서 설명 같이 들었다. 본인이 직접 수집한 것들 전시하는 것이라서 설명에 뿌듯함 같은 게 묻어났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인터뷰할 질문이나 몇 개 생각하고 갔을 텐데.. 간단한 질문 하나를 "박물관을 왜 경주에 만드셨냐?" 라고 물으니, 우연히 그렇게 되었다고 답해 주셨다.


사실 박물관은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지만 곳곳에 아쉬운 점들이 있었다. 역시 음악은 노래를 들었을 때 완성이 되는데 저작권의 문제로 노래를 전부 들어 볼 수 없었다.. 예전 노래는 거의 못 들어본 노래고 희귀한 음반들이 많은데 눈으로 보는 것과 귀로 듣는 것의 차이만큼 아쉬움이 컸다. 또 생각보다 공간이 협소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구석에 전시되어 보기 어려운 전시품이나 겹쳐져서 읽지 못했던 설명도 있었다. 뭐 앞으로 개선해 나가리라 기대해 본다.


조금 거창하게 얘기하면, 국사교과서엔 없지만 대중음악이야 말로 가장 그 시대를 잘 나타내는 척도라고 생각한다. 시대의 아픔을 위로해 주고 기쁨을 표현하는 우리 음악을 알아보는 건 여러 의미에서 좋은 공부가 되지 않을까? K-pop뉴스를 보고 뿌듯해 하거나 강남스타일을 듣고 흥해하고 아이돌이나 인디음악을 들으며 기뻐하고 감동을 받았다면 한 번쯤 그들의 뿌리를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한국대중음악박물관 http://www.kpopmuseum.com/index.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