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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각자의 음감대♬/로우파이의 낮은소리

로우파이의 낮은소리_일용할 마음의 양식 : 고고! 대한민국 록 탐방기_하세가와 요오헤이

로우파이의 낮은소리_일용할 마음의 양식 : 고고! 대한민국 록 탐방기_하세가와 요오헤이 

 2005년, 대학입시라는 과업을 안고 쩔어있던 나에게 공부를 빙자한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 청취는 인생의 낙이었다. 

어느 금요일 밤, 우연찮게 듣게 된 라디오에서는 약간 어눌한 목소리의 남자가 LP음악을 틀어주며 

신중현, 펄 시스터즈, 산울림 같은 우리나라 고전음악을 소개해주고 있었다.

  

 그 사람이 바로 하세가와 요헤이, 김양평, 양평이 형이었다.

 

- 하세가와 요오헤이가 책을 냈다.


작년 5월, 그는 일본에서 책을 내었다는 소식을 SNS를 통해 알렸다. 

한국의 고전 락과 레코드들을 소개함과 동시의 그의 자전적인 음악이야기들을 담은 책이었는데, 

한편 아쉬웠던 것은 한국인에게도 충분히 흥미로운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어판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책 발매 직후 일본 아마존에서 월드뮤직부문 판매순위 1, 2위를 다투었다고 하니 

일본에서도 한국 고전 록과 K-pop의 위력이 꽤 뜨거운 것 같았다.  


 그리고 올 1월, 뭇 여론들의 성원에 힘입어(?) 드디어 한국어 판이 나왔다!



[따끈따끈 개봉샷 찡긋-☆]



[한 시대를 풍미했던 고전 록 앨범아트들로 구성된 포스터가 함께 왔다]


책은 크게 2부로 나뉘어 있다. 

1부는 이 책의 편집자인 오오이시 하지메와 하세가와 요헤이의 대화, 

2부는 하세가와 요헤이와 그가 음악을 하면서 만난 동지들 (장기하, 김명길, 신윤철, DJ 소울스케이프)과의 대화였다. 

대담형식의 글로 구성된 덕에 술술 읽어나갈 수 있었다. 

대담 속을 들여다보면, 그의 자전적인 음악 활동 이야기 뿐 아니라 한국 대중음악의 연대기, 

나아가 그가 한국에 머물며 느낀 한국과 일본의 문화차이를 편안하게 풀어내고 있다. 


대화 중 튀어나오는 아티스트나 앨범 부분은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 

별 무리 없이 정보전달이 되도록 꼼꼼하게 각주 작업을 해놓았다.


- 어덕행덕. 어차피 할 덕질, 기왕이면 행복하게 덕질하세! 


 어찌 보면 이 모든 시작은 그의 주관적인 음악 취향과 함께 

신중현과 산울림의 노래가 들어간 한 장의 카세트테이프 덕분이었을 것이다. 

순수한 덕심의 발동(?)은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를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었고, 

그렇게 그는 20년 가까이 한국의 뮤지션으로, 일본의 한국  대중문화 전도사로 남아있다. 


 그의 ‘덕질 연대기‘라 보아도 과언이 아닌 이 책의 매력은 필자가 한국인이 아니라는 것에 있다. 

우리에겐 충분히 익숙한 문화적 생태가 누군가에게는 낯설고 새롭게 느낀다는 점에서 

되레 독자인 한국인에겐 미처 알지 못했던 한국 대중문화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고전 록 마니아들과 청계천 상가를 기억하는 LP 수집가들, 

그리고 90년대 중후반 인디 씬에 열광하던 사람들에겐 무릎을 탁 칠만한 공감을 선사하며, 

자라나는 록 키드들에게는 훌륭한 가이드북으로 탈바꿈한다. 


 누구보다도 한국 음악과 문화에 대한 애정을 가진 필자가 아니었다면 이런 책이 나올 수 있었을까. 

하세가와 요헤이, 그의 한국 록 탐방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일단은 - 

일독을 권합니다!



Today's Pick : 우리도 한번 들어보자 양평이형이 꼽은 '훌륭하고도 매혹적인 한국록'



<김정미_Now_봄>

소위 신중현 사단이라 불리우는 아티스트 중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분이라 이렇게 Pick! 하게 되었다.

1972년작인 앨범 'Now'는 지금 들어도 신선한 그런 느낌적인 느낌이 있다.  

사실 이 노래  '봄'의 경우, 많은 아티스트들에 의해 커버되기도 했는데, 전 앨범에 버릴 곡들이 없다.

비음이 섞인 야릇한 창법과 히피스러움이 잔뜩 묻어나는 편곡이 매력적인 앨범.

현재는 근황이 알려지지 않아 나도 매우 궁금하다.

그래서 그런지 마니아 사이에서는 '한국 사이키델릭 록의 여제'라는 신화같은 수식어가 붙어있다는..

어디에 계시나요. 노래 너무 좋아요!


 


<한대수_멀고먼길_물좀주소>

작년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그에게 헌정하는 무대를 마련했었는데,

막바지 한대수 선생님이 나올 무렵 쏟아지는 장대비에 뮤지션이든, 관객이든 모두 굴하지 않고 

거칠거칠한 그 라이브를 덩실덩실 뛰며 들었더랬다.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는 힘이 느껴져 무척 기분이 좋았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한대수의 '물좀주소'는 1집 멀고 먼 길에 수록된 노래로,

1970년대 웃픈 문화검열 바람이 부는 와중에도 꿋꿋이 자신의 노래를 지키려 노력한 뮤지션이라 할 수 있다.

록음악이 가지고 있는 정신을 누구보다 잘 표현하는 분이 아닐까.

한대수 선생님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작은거인_2집_일곱색깔 무지개>

작은거인! 하면 생각나는 사람, 김수철

1978년 TBC 대학가요제에 이 노래로 대상을 수상한 뒤 데뷔하였다. 

지금 들어도 세련된 곡 구성과 개성있는 김수철의 기타 연주기법은 정말 일품이다. 

팔짝팔짝 뛰는 그의 무대매너가 곡에서도 고스란히 눈에 띄는데

이 앨범은 한국 최초의 하드락으로 평가받는 수작이기도 하다.

2집 이후 김수철은 솔로로 나서며 88 올림픽, 2002 월드컵 등 굵직한 행사에 음악을 맡을 뿐 아니라

각종 영화 음악을 담당하며 정력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좋은 음악 많이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