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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각자의 음감대♬/들림의 힙문학 산책

살아감으로써 기억하기 시간은 무섭게 계절을 채근한다. 간절히 멈췄으면 하는 순간에도, 시간을 되돌려보려 있는 힘껏 그 물살에 온몸으로 부딪혀도. 봄은 겨울을 잔인하게 삼킨다. 다시 봄이다. 그렇게 삶은 계속되고, 그 삶 속에서 행복해지려고 발악하는 게 인간이다. 하지만 아픈 봄을 기억하는 한 사람으로서 지금의 행복이 역설적으로 죄스럽다. 작년 8월에 발표한 제리케이의 “Stay Strong”의 가사는 ‘결국엔 이겨낼 것이라’ 말하고 있다. 그 후로 많은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결국 진실은 거짓보다 강하다는 걸 믿고 싶다. 엄마와 아빠기에 포기할 수 없다는 그들은 슬프게 여전히 강할 수밖에 없다. 랩퍼인 아날로그소년은 세월호 희생자인 故 박수현 군의 아버지 박종대씨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가사를 썼다. 아웃트로의 가사가 아프게 .. 더보기
[리뷰]토이 7집 「Da capo」, 돌아갈 수도 앞으로 갈 수도 없는... 토이의 7집 앨범 [Da Capo]의 앨범명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중 타이틀곡인 '세 사람'을 들으면, '좋은 사람'이 떠오른다. 유희열이 인터뷰나 보도자료에서 밝힌 바 있듯, '세 사람'은 '좋은 사람'의 10년 후 버전 정도 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세 사람'은 진행이나 구성면에서 토이 노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좋은 사람'은 예비역 선배를 놀리거나, 동기들을 놀리는데 자주 이용되었다. 술자리에서 후배나 동생에게 차인(차일) 사람 등을 상대로 "고마워. 오빤 너무 좋은 사람이야"를 친절히 열창하곤 했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좋은 사람'의 서사가 진행 중이었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은 오빠라면 누구나 겪어봤을 청춘의 한 장면이었고, 우리는 그 장면 속에 있.. 더보기
[에세이]아직 나도 잘 모르겠어. 내가 누군지 / 다이나믹 듀오 - 파도 나름대로 하고 싶은 것들은 하면서 사는 편이라 생각했다. 세상이라는 바다 위에서 인생이라는 배의 선장은 나라고. 가끔은 악천후와 배멀미로 고생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내가 가는 길이니 기분 좋게 항해를 즐기자고 다짐했다. 하지만 내 인생이란 멋진 크루즈가 아닌 구명튜브란 걸 깨달은 이후 두려움이 시작됐다. 현실에 발 딛고 있지 않은 삶. 나는 튜브에 의지해 심해에서 발버둥치는 어린아이일 뿐이었다. 인생이란 예측할 수 없기에 불안하다. 더욱이 '고용불안'과 '청년실업'이 화두인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불안'을 떨치기 위해 취업에 몰두하는 것은 지극히 본능적인 일이다. 어쩌면 나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그렇게 되는 게 두렵기도 했다. 사실 애써 현실이란 것을 부정하면서 소년의 모험을 즐기고 있었.. 더보기
[리뷰]2014년 한국 힙합 앨범 개인 정산 벌써 2015년이 된지 6일이 지났다. 창세기대로라면 세상이 창조될 시간인데, 아직까지 작년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는 작년을 되돌아봤다. 그러다 문득 음악 블로그에서 힙합을 다루는데, 나름의 방식으로 2014년을 추억해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014년 한국 힙합 앨범 베스트라기보다,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들은 앨범 10개를 추려서 간단히 정리해보았다. 1. 화지 - EAT(발매 : 2014.01.24) (다운로드 링크 : http://www.mediafire.com/download/011hjos0ugqboac/hwaji_eat_2014.zip ) 한국 힙합신의 기대주 중 한 명이었던 화지의 첫 정규앨범. 더군다나 무료로 공개되었다. 무료 공개임에도 수록곡 뿐 아니라 디지털 부클릿.. 더보기
[힙문학 산책]랩은 거리의 시예요 "들림의 힙문학 산책"은 힙합 음악이 갖고 있는 문학적인 아름다움과 인문학적 가치에 집중하여, 인간과 사회를 살펴보고 이해할 수 있는 매체로서 여러 노래들을 재조명하려고 합니다. 얼마 전 영국의 왕따 소년이 전 세계를 열광시켰다. 그 주인공은 바스&멜로디(Bars&Melody)라는 팀으로 오디션에 참가한 15살인 찰리와 13살인 리안드레였다. 그들이 참가한 오디션은 세계적인 스타 폴 포츠를 배출했던 「브리티시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라는 영국의 인기 프로그램이다. 그들은 무대 위에서 Twista의 ‘Hope’ 반주에 가사를 쓴 ‘Hopeful’이란 곡을 불렀다. ‘Hopeful’은 리안드레가 직접 자신이 겪은 학교폭력 경험으로 쓴 가사의 곡이다. 어린 소년의 상처는 많은 사람.. 더보기
[리뷰]자이언티(Zion.T) - 양화대교,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 우리 집에는 매일 나 홀로 있었지 아버지는 택시드라이버 어디냐고 여쭤보면 항상 "양화대교" 아침이면 머리맡에 놓인 별사탕에 라면땅에 새벽마다 퇴근하신 아버지 주머니를 기다리던 어린 날의 나를 기억하네 엄마 아빠 두 누나 나는 막둥이, 귀염둥이 그 날의 나를 기억하네 기억하네 행복하자 우리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그래 그래 내가 돈을 버네, 돈을 다 버네 "엄마 백원만" 했었는데 우리 엄마 아빠, 또 강아지도 이젠 나를 바라보네 전화가 오네, 내 어머니네 뚜루루루 "아들 잘 지내니" 어디냐고 물어보는 말에 나 양화대교 "양화대교" 엄마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좀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그래 그래 그 때는 나 어릴 때는 아무것도 몰랐네 그 다리 위를.. 더보기